항공 업계가 2025년 전후를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 상용화의 원년으로 삼고 관련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관련 기술을 확보했거나 개발 막바지로 판단하지만 인증, 규제,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 등의 과제가 남아 있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UAM은 공항과 도심, 또는 각 도심을 오가는 노선에 활용될 전망이다. 정체가 없는 상공을 운항하기에 지상에서 1시간 이상 소요되는 이동 시간을 10여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 UAM은 주로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가 쓰이게 된다. 활주로가 필요 없으며 건물 옥외 등 기존 헬기 착륙장을 활용할 수 있어 이동 제한이 적다. eVTOL은 수직 이착륙기라는 점에서 헬기와 비슷하지만 전기로만 움직여 이동 중 탄소배출이 없다. 4~8개의 모터로 안전성을 향상시키고 소음을 줄인 점도 차별화 요소다.

 항공 업계의 UAM은 보통 eVTOL 개발 스타트업과 제휴를 통해 상용화하게 된다. UAM에 가장 진심인 항공사는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이다. 유나이티드는 전기 항공기 스타트업 아처에비에이션에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하고 eVTOL 200대를 발주했다. 아처는 1회 충전 시 97㎞를 비행하는 4인승 UAM '메이커(Maker)'를 준비하고 있다. 유나이티드는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에서 메이커를 운항할 예정이다.

 사업 구조 다변화에 나서는 에어아시아도 에어택시와 드론 배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에어아시아가 2025년부터 운용할 기체는 영국 스타트업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VX4다. VX4는 5인승 eVTOL로 충전 후 최장 160㎞를 날 수 있다. 에어아시아는 최근 항공기 리스사인 아볼론과 최소 100대의 VX4를 임차하는 양해 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아볼론은 지난해 일본항공(JAL)에 최대 100대, 브라질 GOL항공에 250대의 VX4를 빌려주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미국 헬기 운항사 헤일로와 브라질 헬기 운항사 헬리슬은 지난해 eVTOL 스타트업 '이브'에 각각 200대와 50대의 기체를 주문했다. 헤일로와 헬리슬은 2026년부터 기체를 인수해 운항에 필요한 절차를 마치고 eVTOL의 상업 운항에 나설 계획이다. 두 회사는 수십 년 간 헬기를 운용해 온 만큼 도심 이동 서비스 노하우 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의 전일본공수(ANA)도 최근 UAM 진출 소식을 알렸다. ANA는 토요타가 투자한 조비에비에이션이 개발 중인 S4를 활용할 계획이다. 조비 S4는 5인승 eVTOL로 240㎞ 이상의 항속 거리를 목표로 한다. 여기에 토요타 모빌리티 플랫폼을 활용해 육상 교통과 연계 가능하게 된다.

 국내의 대한항공은 현대자동차, KT 등과 함께 UAM 컨소시엄에 참여 중이다. 타 항공사와 가장 큰 차이점은 자체 개발력이 높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항공우주사업본부와 무인 항공기 및 대형 기체 부품을 개발·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 기술을 더할 경우 UAM 시장에 어렵지 않게 진출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밖에 현대차는 2026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화물용 무인 항공 시스템(UAS)을 시작으로, 2028년에는 도심 운영에 최적화 한 전동화 UAM을,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을 출시를 목표로 한다.

 한편, UAM 시장은 2035년까지 연간 4조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때문에 항공기 제작사에게도 UAM은 새로운 먹거리로 작용한다. 보잉은 최근 에어택시 스타트업 위스크에어로에 4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에어버스 역시 4인승 UAM인 시티에어버스 넥스트젠으로 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